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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그리는 화가들

마르크 샤갈

생일, 마르크 샤갈, 1915, 99x81
붉은 카펫이 깔린 방안에 두 남녀가 입맞춤을 나누고 있는데, 여성은 꽃다발을 들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고 있다. 여성의 등 뒤로는 남성이 공중에 떠올라서 여성의 얼굴 쪽으로 목을 꺽은 채 마주보고 있다. 남녀의 오른쪽에는 화려한 벽장식이, 왼쪽에는 식탁이 있고 식탁 위의 창문은 열려 있다. 1915년 샤갈과 벨라가 결혼하기 몇 주 전 자신의 생일날을 그린 작품으로 샤갈의 가슴 벅차고 행복한 감정이 잘 표현되어 있다. 당시 제1차 세계대전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어가던 암울한 시기였다. 이 시기에 행복한 그림을 그릴 수 있었던 이유는 벨라의 격려와 사랑 덕분이었다고 한다. 훗날 샤갈은 이 그림에 대해 “나는 그냥 창문을 열어두기만 하면 됐다. 그러면 그녀가 하늘의 푸른 공기와 사랑과 꽃과 함께 스며들어 왔다. 온통 흰색으로 혹은 온통 검은 색으로 차려입은 그녀가 내 그림을 인도하며 캔버스 위를 날아다녔다”고 회고했다.
푸른 빛의 서커스, 마르크 샤갈, 1950, 175x232
이 그림의 중앙에는 붉은 서커스복을 입은 여성 곡예사가 공중그네에 거꾸로 매달려서 오른쪽을 바라본다. 여성 곡예사가 바라보는 쪽에는 녹색말이 미소를 지으며 서로를 마주보고 있다. 녹색말의 머리 위에는 빛나는 해와 반달이 있고, 푸른색의 무대는 마치 물속처럼 신비로운 분위기를 풍긴다. 샤갈은 자신의 추억과 경험이 작품의 주된 요소로 표현하였으며 어린 시절 마을 박람회에서 본 서커스의 거칠고 다채로운 세계는 샤갈에게 무한한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 색채 또한 어린 시절의 영향이 컸는데 러시아 정교회에서 쓰이던 빨강, 노랑, 보라색을 사용해 작품 속 색채 대비는 환상적인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파라솔을 든 소, 마르크 샤갈, 1946, 108x81
불타는 듯 강렬하게 내리쬐는 태양 아래, 푸른 머리의 흰 소가 한 발로 파라솔을 들고 있다. 파라솔 아래에는 황금빛을 내는 수탉이 흰 소의 젖을 먹고 있는 검은 송아지를 바라보고 있다. 이 암소의 꼬리가 위로 올라가 있으며, 꼬리 상단에는 면사포에 흰 드레스를 입은 여성이 유대인 복장에 키파를 쓴 남성과 애틋하게 껴안고 있다. 1941년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피해 샤갈은 가족과 함께 미국에 정착한다. 3년 뒤 1944년 아내 벨라는 바이러스 감염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하고, 이 충격으로 샤갈은 거의 1년 동안 그림을 그릴 수 없었다. 이후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 새로운 인연을 만나며 그림에 대한 열정과 삶의 활력을 불어 넣었다. 당시 연인 연인에게 영감을 얻어 작업한 작품이 <파라솔을 든 소>이다.

파울 클레

실물보다 큰 장미, 파울 클레, 1938, 52x68
커다란 붉은 장미 세 송이가 투박한 검정 선으로 그림의 중앙에 그려져 있다. 큰 장미는 반복해서 꺾이는 직선이 미로처럼 중심으로 모여들며 장미의 형태를 만든다. 장미꽃 주변으로 삼각형, 원, 직선 등을 사용하여 줄기나 가시로 표현하였다. 그림에서 초록색과 붉은색의 대비는 풍성하고 화려한 5월의 장미 정원이 생각나게 한다. 이 작품은 파울 클레가 죽기 2년 전에 그린 그림으로 후기 작품이다. 이 시기에 피부가 굳어가는 난치병을 앓고 있어 이전 작품들에서 볼 수 있었던 섬세한 선보다는 굵고 직선적인 선을 사용해 투병 생활에도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완성시켜 나아갔다.
실물보다 큰 장미, 파울 클레, 1938, 52x68
강렬한 붉은 색 바탕에 검정색 선으로 소녀의 형상을 표현하였다. 젊고 활력 있어 보이는 소녀의 얼굴 표정은 웃음기가 없으며 머리는 구불구불한 곱슬머리다. 왼쪽에 있는 한 손은 소용돌이 모양으로 움켜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아래는 건강해 보이는 육감적인 상반신이 있다.
노란 새가 있는 풍경, 파울 클레, 1923, 43x35
짙은 어둠이 깔린 숲 속에 보름달이 밝게 떠올라 주변을 밝히고 있다. 붉은 산호 모양의 나무가 양 끝에 서 있고, 하단에는 끝이 뾰족하거나 둥근 키가 작은 식물들이 있다. 작은 식물들 위로 길쭉하고 거대한 초승달 모양의 잎사귀가 달빛에 반사되어 빛나고 있다. 그 잎사귀들 사이로 노란 새 일곱 마리가 원을 그리듯 자리 잡고 있다. 파울클레는 자연스러운 곡선과 기하학적 모양을 사용하여 전체적으로 패턴을 형성하였으며 다양한 빛과 어둠을 작품에서 유머러스하게 표현하였다.

호안 미로

여자와 새, 호안 미로, 1940, 46x38
그림의 양쪽에는 여인처럼 보이는 사람의 형상이 서로 마주보고 있는데, 왼쪽에 있는 여인은 악어처럼 뾰족한 이빨을 드러내며 입을 벌리고 있다. 그 주변으로 새, 선율 등이 검정 선과 점으로 단순하게 그려져 있다. 오른쪽 여인의 상단에는 흰 초승달, 하단에는 파란별이 있는데, 파란별은 미로가 자신을 상징하는 심볼이라고 한다. 이 작품은 호안 미로의 별자리 연작 23편 중 8번째 작품으로, 우주의 공간을 담고 있다. 호안 미로의 작품은 아이가 그린 그림처럼 천진난만하고 자유분방함이 특징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쉽게 그렸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림의 요소들이 완벽하게 자리를 잡을 때까지 그림의 전체 배열을 철저하게 계산하며 작업했다고 한다. 특히, 초현실주의 화풍은 단순하고 순수한 형태와 색의 조화를 통해 시각적 리듬과 유쾌한 느낌을 전달한다.

르네 마그리트

귀환, 르네 마그리트, 1940, 106x91
창밖으로 보이는 푸른 밤하늘의 풍경과 날개를 활짝 펴고 날아가는 새의 형상이 있다. 짙은 녹색의 울창한 숲이 보이는 밤하늘에는 별이 총총히 박혀있고, 새의 형상 속 밝은 낮 하늘에는 구름이 지나가는 하늘이 겹쳐있다. 창틀 위에는 지푸라기로 만든 새 둥지에 알 세 개가 놓여있다. 마그리트는 낮과 밤을 동시에 묘사하여 꿈같은 순간을 그림으로 남겼다. 마그리트는 재치 있고 관객의 생각을 자극하는 이미지를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해졌다. 1926년 첫 초현실적 작품을 그렸지만 쏟아지는 비평으로 인해 좌절하고 파리로 이주하였다. 파리에서 앙드레 브르통과 친구가 되어 환상적이고 꿈같은 이미지가 특징인 초현실주의 운동에 참여해 이끌어가게 된다.
골콩드, 르네 마그리트, 1953, 100x81
중절모에 검정색 코트를 입고 한손에는 가방을 든 남성들이 하늘에서 쏟아져 내린다. 각각의 무표정한 남성들은 건물과 건물 사이에 가득 채워져 검은 비가 내리는 것처럼 보인다. 남성들은 모두 동일한 것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얼굴과 손의 방향 등이 제각각이다. 붉은 지붕의 건물에 있는 수많은 직사각 창들은 흰색 커튼으로 가려져 내부가 보이지 않는다. 그림의 코트차림은 실제로 마그리트가 즐겨 입은 복장이었다고 한다.